PRIVATE — 일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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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로그 개시
완주를 해보자.
방학숙제에 떠밀려, 개학을 코앞에 두고서야 일기를 몰아 쓰던 어린이 강지연.
그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우리 부모님이 이 블로그를 발견한다면,
“핏—.”
콧방귀부터 뀌실지도 모르겠다.
매년 12월이면 새 다이어리를 산다.
이번엔 진짜 써야지.
이번엔 끝까지 간다.
비장하게 다짐한다.
결과는 늘 비슷했다.
몇 장은 정말 예뻤다.
문제는 너무 예뻤다는 거다.
1월 달력 하나 꾸미겠다고 색깔별 펜을 꺼내고, 형광펜을 맞춰 칠하고, 스티커를 붙이고.
첫 페이지만 보면 거의 작품이었다.
그러다 2월이 되면 조금 대충 쓰기 시작한다.
3월쯤 되면 글씨도 삐뚤어진다.
4월에는 비어 있고.
그 다이어리는 어느새 책장 한쪽으로 밀려난다.
생각해 보면 기록을 못 한 게 아니라, 기록을 너무 잘하려고 했던 것 같다.
연필로 휘갈겨도 기록은 기록인데.
굳이 매 페이지를 작품처럼 만들려 했다.
그러다 내가 먼저 지쳐버렸다.
그래서 이번에는 블로그를 만들었다.
가볍게 쓰려고.
완벽하지 않아도 남겨두려고.
연필 대신 키보드를 잡았을 뿐, 마음은 비슷하다.
…라고 시작했는데.
블로그 하나 만드는 데 생각보다 힘이 엄청 들어갔다.
닉네임도 고민하고.
이름도 고민하고.
소개글도 고민하고.
결국 다이어리 꾸미던 버릇은 그대로인 것 같다.
그래도 이번만큼은 내용만큼은 가볍게 써보려고 한다.
예쁜 노트를 골랐으니,
이제는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.